결혼기념일 난 아무것도 준비안해~ 이정도 됐으면 충분하잖아

결혼기념일 4월 20일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딸애가 직접 준비한 결혼기념일 행사에 어제 초대받았습니다. 결혼기념일이라고 특별한 행사를 했던것도 아니고, 그저 바쁘게만 일상을 보냈던 터라 며칠전부터 두딸의 숙덕거림이  수상타 여기기는 하였지만 ^^ 에구 감동이네요

벌써 아이들한테 결혼기념일 챙겨 받을 나이도 아니지만 기분은 참 좋아서 포스팅 한번 하여 봅니다. 

지금부터 두딸이 준비한 우리 결혼기념일 행사내용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잘 차려진 밥상이 결혼기념일 이벤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 부부 방으로 들어가서 TV좀 보고 있으라고 해서 들어갔다 나오니 짜짠~~

제육볶음 이런것도 할줄 알았나? 싶을 정도로 맛있게 잘 만들었네요. 까꿍 소주 한잔이 생각나지만 요즘 소주 먹기가 좀 어려워서 간신히 참았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케익을 산뒤 초가 없어서 여기저기 한참 돌았다고 하네요^^ 결국 어떤 분이 파리바게트에서 판다고 하여서 2천원 좌우로 샀다고 합니다. ( 기억력이 좀 없어서 정확한 가격산출 불가 )

그 다음에는 물론 국이 있어야 겠죠. 이것은 둘째 딸이 ( 참고로 초등학생 ) 아침일찍 준비했던 닭가슴살 미역국 재탕입니다.  아침에는 우리 둘째딸이 7시에 준비한 아침밥상이었는데 닭가슴살 마트에서 2600원 주고 구입했다고 합니다.  ㅎㅎ 

맛이 어떠냐고요? 정말 맛이 없어서 죽을 맛이었습니다. 감동을 먹는 것 외에는 ...

그래서 아내가 점심에 약간 손을 본 그 닭가슴살 미역국이 저녁에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이죠.

 이어서 결혼기념일 선물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몇년후면 이 시간이 아마도 용돈받는 타임으로 바뀌겠죠.  지금은 편지와 위의 사진에 잠깐 보인 부부찻잔 머그컵이라고 하나요?

첫째딸의 편지는 그야말로 장문이네요. 원래는 4절지를 가득채우려고 했는데 2주뒤 시험기간이라서 8절지로 줄였다고 합니다. 군데군데 길게 선택한 자신을 후회하는 대목도 참 귀엽네요^^

둘째딸은 제법 자주 편지를 써주곤 하는데 좀 무뚝뚝한 첫째는 잘 안써주는데 이번에는 아예 작정을 하고 썼네요.  가장 인상깊고 좋았습니다.

부부찻잔 머그컵이 물질적인 부분은 다이지만 여기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좀 있네요. 무엇을 살까 고민하면서 1시간여를 방황했다고 합니다.  편지의 내용중에 잠깐 나오는데 부부잠옷, 부부00 등등 고민이 많았는가 봅니다.  더 우스운 것은 둘째딸이 자신이 엄마것을 사겠다고 우겨서 언쟁이 좀 있었는가 봅니다.

역시 아빠는 인기가 없어!!!  오늘 물어보니 절대 아니라고는 하지만 본심은 속일수가 없겠죠.

여하튼 믿음직한 장녀가 아빠것을, 귀여운 둘째딸이 엄마것을 각자 돈 지불하고 구입했다고 하네요.

 좀 투박스럽지만 앞으로 우리 부부는 커피마실때 꼭 이컵 사용해야 할 듯 합니다.

촛불을 켜고 이제 두딸의 재롱잔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공연이라고 해야 하나요.

첫째딸은 플룻을 불고 둘째딸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요즘 신곡인가 봅니다. 저는 잘 모르는 노래인데 여기에 가사를 바꾸어서 우리 부부에 맞게 노래를 불러주더군요.

이후에는 재롱둥이 우리 둘째의 춤사위가 시작되었습니다.  ㅎㅎ 참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이네요^^

둘째딸의 편지도 소개 안하면 훗날 이 블로그 보면서 뭐라고 할까봐 같이 올려 봅니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 있죠. 잎 하나하나가 그린 것이 아닙니다.  만들어서 붙인거예요^^^

두딸을 가진 나는 행복한 사람이죠? 

저는 그냥 이번에는 어떤 이벤트도 없이 그저 자랑스런 우리 두 딸 바라보면서 그렇게 결혼기념일 지냈습니다. 결혼기념일 이보다 더 풍성할 수는 없겠죠.

두딸의 2만원 정도의 금전적 투자였지만 저는 2억 20억 200억 이상의 감동이네요^^

고마워서 오늘 야외라도 나가려고 했는데 이 비가 또 발목을 잡네요^^^ 가족은 ....

가족은... 둘째가 좀 아파요... 그래서 우리가족은 정말 강인하게 뭉쳐지고 있습니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또 얻게 되는가 봐요! 우리 가족 화이팅!